42서울이 뭐지?

42서울은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인데, 가르쳐주는 교수도 없고 동료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동료 학습 기반이라고 한다. 그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지원금도 준다!).
자세한 42서울에 대한 소개는 여기에서 확인해보자.

온라인 테스트

온라인 테스트는 기억력, 논리력 테스트로 나뉘는데 각각 15단계까지는 갔던 걸로 기억한다. 몇 단계까지 가야 통과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자세한 시험 내용은 말하기가 조금 그렇다. 정보가 새어 나가면 안될 것 같은데, 사실 온라인 테스트 합격 기준이 궁금해서 테스트가 끝나고 구글링해보니까 시험 내용이 다 나오더라… 그래도 찝찝하니 적지는 않겠다.

한 가지 특이했던 게 논리력 테스트인데,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명제, 참거짓 그런 류의 논리력이 아니다. 오히려 논리력이라는 단어보다는 컴퓨터적 사고력(?)의 테스트 같았다. 속으로 “이거 코드 몇 줄이면 문제 풀 수 있는데…” 하면서 조금 괴로웠다. 그렇다, 코딩 테스트는 아니다.

42서울은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는 성격에 맞춰서 짜인 테스트 구성 같았다. 그러니 부담없이 참여해보고 싶은 사람은 한 번 해봤으면 한다.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꼭 라피신(다음 과정)을 등록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online-test

(중요한 결과 내용의 글자는 좀 키워서 보내줘…)

체크인 미팅 등록

나는 저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하면 바로 라피신 등록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체크인 미팅을 참가해서 내 신상을 등록해야 했다.

모집 요강에서 일정을 보니 2021년 12월에 바로 등록할 미팅은 없었고 나는 그냥 1월에 있는 체크인 미팅을 등록하려고 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다들 어마무시한 방법으로 등록을 마쳤다. 거의 수강신청하는 분위기였는데, 후기들에서 뽑아내고 내가 살을 덧붙인 등록을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 브라우저는 크롬
  • 크롬 4분할로 각각 띄워놓을 것
    • 화면 비율(?)을 줄이면 굳이 스크롤링을 하지 않아도 바로 등록 버튼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4분할로 하면 글씨가 안 보일정도로 축소해야 버튼을 볼 수 있다. 따라서 4분할의 방법을 이용할 경우, 화면 비율 줄이기는 추천하지 않는다.
  • 만약 페이지가 로드되지 않을 경우, 새 탭에 주소를 복붙하여 페이지를 로드할 것
  • 패닉 새로고침 절대 금지. 차분하게 기다릴 것
  • 로드된 각 창의 새로고침 간격은 10초. A창을 새로고침하면 10초 뒤에 B창을 새로고침한다.
  • 스마트폰 동원
  • 41분 50초부터 새로고침 시작
  • 등록됐다 하더라도 새로고침하여 제대로 등록된 게 맞는지 확인할 것
  • (네이비즘으로 서버 시간 체크)

사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긴 한데… 네이비즘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데, 기다리는 동안 같은 페이지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의 채팅을 볼 수 있어서 심심하지 않다.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데, 절대 패닉 상태가 되면 안 된다.
이게 42서울이라 42분에 등록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거의 무슨 50분 넘어서 등록 slot이 열렸다. 페이지 로드가 됐는데 등록 버튼이 생기지 않는다면 당신만 버튼이 안 보이는 게 아니다. 절대로 패닉에 빠지지 말 것! 네이비즘 채팅에 “나는 등록 버튼 보임 ㅋㅋㄹㅃㅃ”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믿지 마라.

체크인 미팅

체크인 미팅 등록을 마치면 체크인 미팅 참여 안내 메일이 온다. 체크인 미팅 수단은 Zoom과 게더타운이 있었는데, 뭔가 메일의 내용에서 “웬만하면 게더타운을 사용해주세요” 라는 뉘앙스가 풍겨서 게더타운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때가 나는 아직 회사에 있을 때였는데, 팀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체크인 미팅 때 내 순서가 되면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가 진행하기로 했다.

체크인 미팅 당일 날에 게더타운 링크로 접속해서 내 아바타를 만들고 체크인 미팅 장소에 들어갔다. 들어갔을 때에는 대기열에서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건 없었고, 심심하니까 캐릭터를 그냥 좌우로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내 앞사람이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다. 교감의 순간이었다.

본인 차례가 되면 건물 같은 데로 들어가서 체크인 미팅을 진행했는데, 별 건 없었고 그냥 신분증이랑 본인 맞는지만 확인하고 끝났다. 2분 걸렸나?

체크인 미팅이 끝나면 안으로 들어가서 각종 아케이드를 즐길 수 있었는데, 나는 테트리스를 해보고 싶었지만 로딩이 너어무 길어서(거의 안 되는 수준) 포기하고 피아노만 쳤다. 피아노 칠 때 누가 같이 들어와서 합주도 가능했는데, 내가 아이패드 피아노 광고 음악을 연주하니까 그 사람도 같이 연주했다(이 맛으로 합주하지).
포커도 하고 싶은데 포커에는 사람이 없었다.
방 안쪽에는 사람들이 벌써 얘기를 나누던데, 나는 체크인 미팅 절차가 끝나고 바로 회사 건물 내로 들어와서 말로 대화를 나누기는 좀 그랬다.

라피신 등록

체크인 미팅이 끝나고 대망의 라피신 등록날. 라피신 등록은 체크인 미팅 등록보다 빡세다는 글을 봤기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싶었다. 그랬는데, 배가 너무 아팠다. 하필 등록 시작 2분 전에 배가 아파서 네이비즘 세팅은 하지 못했다. 화장실을 갔다와서 42분에 부랴부랴 방으로 와서 새로고침을 하는데… 이번에도 등록 슬롯이 없다.
나는 창을 하나하나 새로고침하며 기다렸다. 역시 이번에도 42분이 넘어서야 등록 버튼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여유도 있어서 중간 과정까지 찍었다!

la_picine_register

(등록 당시의 내 창 상태. 페이지 로드 시간이 각각 달라서 등록 상태가 다르게 보인다.)

라피신 등록 신청이 끝나면, 5일 내로 다시 페이지에 방문하여 등록 확인을 해야한다. 등록을 완료하면 등록 취소는 불가능하니 신중하게 하자.

라피신 시작..?

운 좋게도 모든 신청과 과정을 한큐에 끝내서 내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아마 지금이 대학 방학 시즌이니까, 내 또래의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지 않았을까 싶어 설렌다.
내가 워낙에 사회성이 부족하지만(23년 간 꾸준히 INTJ-A) 일적으로 만나면 말도 좀 하고 협력도 곧잘 하는데 여기서는 어떨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일하는 법을 배우러 가는 만큼 열심히 해봐야지. 31일에 라피신 시작인데 성적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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