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사이토 나오키, ‘잘 그리기 금지’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책을 읽기 전

나는 멘토 분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아 읽었는데, 그림책을 하나 선물해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웬 그림책?”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받고나서 제목을 확인했을 때도 “나랑 무슨 관련이 있는 책인거지?” 했는데, 제목과 목차를 살펴보니 뭔가 찌릿하고 감이 왔다.
이 책은 그림을 시작한, 혹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위해 조언하는 책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그림’이라는 단어에 ‘개발’이라는 단어를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감이 왔다. “이거 비단 그림에만 한정되는 글이 아니구나.”

나는 원래 책을 읽을 때(특히 정보 수집 목적이나 단순 킬링타임 용) 포스트잇을 사용하여 내가 어떤 부분에서 무슨 생각, 감정을 느꼈는지 적는 습관이 있다. 그 책을 나중에 시간이 지나 읽어보면 “어, 이때는 내가 A라는 부분에서 B라고 생각했네. 난 지금은 C라고 생각하는데” 하고 비교하는 게 재밌다. 예전에는 그걸 직접 책에 적었다면, 이제는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업데이트 하는 형식으로 해보려 한다.

이 책은

  1. 잘 못 그리겠어요
  2. 사람들이 봐 주지 않아요
  3. 일이 들어오지 않아요
  4. 그래도 잘 못 그리겠어요
  5.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6. 창작에서 알아둘 점

이라는 목차로 정리되었는데, 이를 바꿔말하면

  1. 개발을 잘 못하겠어요
  2. 사람들이 봐 주지 않아요
  3. 일이 들어오지 않아요
  4. 그래도 개발을 잘 못하겠어요
  5.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6. 개발에서 알아둘 점

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제 각 목차마다 혹은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서 내가 인상깊었던, 혹은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을 적을 것이다.

Chapter 1. 잘 못 그리겠어요

Q. 초보자는 무엇부터 연습해야 할까요?

기초는 나중에 배우세요! 누구보다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겁니다.

처음에 ‘기초는 나중에 배우세요!’를 보고 매우 당황스러웠다. 나는 어떤 일이든지 기초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라 기초를 소홀히하라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역시 글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일단은 그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게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나도 생각해보면, 처음 프로그래밍을 하게 된 계기가 마인크래프트의 모드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내가 원하는 규칙을 만들어 사람들과 같이 즐기고 싶었던 게 목적이었다. 이클립스로 어찌저찌 기본 코드를 다운받아 수정해보려고 이것저것 수정해봤는데, 결과는 당연히 잘 안 됐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개발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원래부터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Q. 초보자는 어떻게 그림을 그리면 될까요?

초보일수록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말고, 만들어라!!”

아 이것도 뭔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솔직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초보자일 때는 너무 힘들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좌절하면 다시는 그 분야에 손을 대지 않을 수도 있다.
막말로 누구에게나 함부로 “프로그래밍 언어 만드세요, 프레임워크 만드세요.”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소스를 가지고 유에서 유를 창조한다. 나는 뭔가 만들고 싶은 기능이 있을 때 그냥 떠오르면 코드를 짜기도 한다. 하지만 도저히 어떻게 구현해야 할 지 모르겠을 때, 또는 내 코드보다 더 효율적인 코드를 찾으면 일단 그대로 박아넣는다. 그리고 그 코드에도 뭔가 개선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내 프로젝트와 맞는 성격인지를 따져서 조금 수정한다. 사실 다른 개발자들도 다른 사람의 코드를 가져다 쓰는지는 모르겠다만…

Q. 그림을 완성할 수 없어요

포인트는 작업 세분화!

내가 졸업작품을 만들 때, ‘라이엇 스토어’를 기존의 불편했던 점을 해결하기 위한 리뉴얼을 목표로 삼았다. ‘라이엇 스토어 리뉴얼’이라는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1. 페이지 레이아웃 구성
  2. 화면 설계
  3. DB 설계
  4. 기능 구현
  5. 테스트

의 과정을 거쳤던 걸로 기억하는데(저걸 다 혼자했다. 잉잉) 이것도 어찌보면 작업 세분화다. 게다가 ‘1. 페이지 레이아웃 구성’이라는 분류에서 또 가지치기를 해서 무슨 페이지는 언제까지 이 페이지는 언제까지를 다 나눠서 작업했다. 물론 중간중간 벤치마킹도 하면서. 이렇게 했을 때의 장점은

  1. 대략적인 시간 소요를 계산할 수 있다.
  2. 달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정도 인 것 같은데, 특히 ‘2. 달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가 제일 크게 다가왔다. 최소한 그걸 체크하다보면 “내가 놀지는 않았구나.”, “속도가 좀 빠르니 이 때는 쉴 수 있겠다.”, “진도가 느리니 속도를 내야겠다.” 등의 생각과 계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 대략적인 시간 소요를 계산할 수 있다.’의 경우, 윗분들이 “??작업 언제 끝나나?” 하고 물으시면 대답할 수 있다. 이거 은근 크게 작용한다.

Q.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귀찮아 하는 사람은 그림을 잘 못 그려요!

와 이거 진짜 찔렸다. 내가 귀차니즘 거의 만렙 수준이라 뭐만 하면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타입인데 역시 글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냥 귀찮은 사람이 아니라 ‘자료 찾기를 귀찮아 하는 사람’ 에 대한 말이었다.

나는 개발자의 성격 중 두 가지, ‘귀찮음이 많다.’, ‘불편한 게 많다.’를 갖추고 있으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사소한 것에도 귀찮으면 그 귀찮은 것을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만든다.
  • 불편한 게 많으면 그 불편한 걸 해소하기 위해 뭔가를 만든다.

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후자보다는 전자의 성격이 더 강한 케이스였다. “이거 귀찮은데 더 효율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 알고리즘을 뜯어 고치고 싶다)

자료를 모으면서 생각해야 할 것도 있는데, 나는 이걸 화면 설계를 위해 벤치마킹 할 때, 자료를 모은다는 전제 하에 생각해야 할 것으로 정리했다.

  1. 방향성 - 이 웹사이트의 목적은 뭘까,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걸까
  2. UI 배치 - 어디어 어떤 UI를 배치해야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까
  3. 디자인 - 웹사이트 화면을 구체적으로 생각/그려보기 나는 보통 화면 설계할 때 이런 걸 고려하면서 했는데, 더 좋은 방법 있다면 추천해주길 바란다.

그림 재우기를 귀찮아 한다.
완성한 그림을 바로 올리지 않고 하루 기다렸다가 차분한 상태에서 다시 살펴보고, 반드시 이상한 부분을 한 군데 찾아내어 수정해야 합니다.

이것도 공감이 간다. 오늘 내가 짠 코드가 굉장히 깔끔해보이고 흠집이 없어보여도, 내일 그 코드를 보면 고칠 곳이 눈에 보이는 경우가 꽤나 있다. 나도 이번에 회사에서 홈페이지 프로젝트를 했을 때, 테스트 오픈 전에 여러 번 파일을 뒤적이며 ‘리팩터링 더 할 거 없나’, ‘더 단순화, 모듈화시킬 거 없나’하고 둘러봤었다.

코드를 다 짜고 완성이 된 것 같아 보여도 내일 다시 한 번 더 보고 수정하자.

Q. 데생은 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데생은 해야 해요! 다만…

저자는 위의 주장에 대한 근거 중 하나로 ‘데생은 보는 연습’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걸 개발의 입장으로서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봤다.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는 게 뭐가 중요하냐고 할 수 있는데,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이 짠 코드를 보면서 “아, 이 사람은 A 알고리즘을 반복문으로 깔끔하게 처리했구나. 나도 저런 방법을 써봐야겠다.” 라든가, “이 사람은 함수를 이렇게 문서화했구나”, “주석은 저렇게 다는 게 보기 편하고 좋구나” 하며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실제로 난 깃허브 레포지토리에 있던 파일을 보고 python에서 주석 다는 방법을 바꿨고(이전에는 동작 설명만 하고 Args, Returns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다), 이번에 인수인계를 하는 데 코드 내용에 대해서는 “이건 무슨 동작을 하는 거예요?”와 같은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내 코딩 능력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는 능력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의 코드를 받았을 때, 기다란 줄이 몇 백 줄 있고 영어로 가득차면 조금 어질어질하다. 그런데 계속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고 분석하다 보면, 어느정도 내성이 생겨 끈기있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대충 이 내용은 저 파일에 있겠지”와 같은 감도 잡히기 시작한다.

Chapter 2. 사람들이 봐 주지 않아요

Q. 인기가 식지 않으려면 어떡해요?

모순을 계속 안고 있어야 해요!

뭐지? 내가 아는 모순의 뜻은 양립하지 않는 것인데? 저자가 말하는 모순을 계속 안고 있어야 한다는 말은 ‘정반대의 가치관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을 말했다.

  • 지금의 내가 옳다는 법은 없으므로
  • 세상의 가치관은 항상 변화하므로
  •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자신을 만들기 위해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들이 아닌가?(꼰대)
지금의 내가 옳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애초에 옳다고 생각하는 근거 자체가 주관적인 건데, 나에게는 옳을지라도 상대에게는 틀린 것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누가 봐도 공감할 것이다.
세 번째 이유의 단락에서 저자는 “저를 믿지 마세요.”라고 한다(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그리고 “자신과 정반대의 생각이야말로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한다. 나는 이 말에 200% 공감한다. 나와 정반대의 의견을 낸 사람은 꽤 높은 확률로 내가 생각지도 못한 곳을 짚어준다. 실제로 학교 다닐 때 토론을 하면(난 토론을 좋아한다) 내 반대 입장에 있는 패널이 의견을 낼 때 “어 그런 점이 있을 수도 있겠네?” 한 적이 많았다. 그 의견을 그냥 듣고 넘기지 말고, 받아들이고 절충한다면 누구나 수긍 가능한, 어디에도 섞일 수 있는 의견이 될 것이다. 의견을 가치관으로 바꿔서 말하면, 누구에게나 납득될, 어디에도 모나지 않을 가치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난 오히려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잘 내는 사람을 좋아한다.

Q. 내 그림이 안 좋은 비난을 받으면요?

전부 무시하세요!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비난’을 무시하라는 거지, ‘비판’을 무시하라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비난을 계속 담아 둘 만큼 내 뇌는 용량이 많지 않기에, 그런 말은 들으면 그냥 바로 shift + del 한다.

내가 받아들여야 할 의견과 무시해야 할 의견을 확실히 구별하도록 하자.

비난보다 오히려 칭찬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거 좀 어렵다. 나는 칭찬을 받으면 드는 감정에 기준이 있다. 만약 내가 뭔가를 했는데, 내가 봐도 만족스럽고 이정도면 잘 했다 싶을 때 칭찬을 받으면 “감사합니다.” 라고 한다(근데 나는 결과물 만족에 대한 기준치가 높아서 이런 경우는 얼마 없다). 그런데 이건 내 능력의 일부만 쓴 거고,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않은데 칭찬을 받으면 “아닙니다.” 라고 하며 어디 구석에 짱박혀버리고 싶다. 그 때는 속으로 “제발 그만” 이라고 한다. 심지어 너무 과한 칭찬이라 생각하는 건 칭찬이 진심인지 의심이 든다.

그런데 이제는 칭찬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할 것 같다. 내 기준에 별 게 아닌 것도, 당사자 입장에서 대단하게 보이면 칭찬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칭찬에 조금 더 당당해져봐야겠다.

Chapter 3. 일이 들어오지 않아요

Q. 그림을 잘 그리면 일을 의뢰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림을 잘 그려도 일은 의뢰 받을 수 없어요!

? ㅇ? 왜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상대의 눈높이에 서는 것’입니다.

  • 누구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가?
  • 상대를 기쁘게 하려면?

ㅇ아 그렇군요.
나도 프로젝트를 하면 ‘이게 누구를 위한 웹사이트인지’를 생각한다. 만약 사용자의 연령대가 주로 50-60대라고 했을 때, 예쁘답시고 웹사이트에 10pt 글자를 박아넣을 수는 없다(아마 짜증내면서 사이트를 나갈 것이다). 이건 사용자에 대한 ‘배려’이자 ‘개발자의 친절함’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 소통 능력일 것이다. 저자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아니야, 내 방식이 맞아. 네가 원하는 건 난 모르겠고 내 방식대로 해.”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면 누가 그런 사람과 일을 같이 할까?
그리고 듣는 능력,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는 능력과 표현력, 사회적인 수요를 작품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비례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일은 들어올 것이다.

상대를 기쁘게 하려면 “의뢰받은 일의 대가 이상으로 상대방에게 ‘give’ 한다.”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이 부분은 솔직히 잘은 모르겠다.
내가 아무리 퍼주고 힘을 보태줬는데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도 give할 필요가 있을까? 이 부분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Q. 일러스트로 돈을 벌려면 어떡해야 해요?

돈을 쓰세요!

  • 책과 게임에 돈을 쓴다
  • 도구에 돈을 쓴다
  • 건강에 돈을 쓴다

자낳괴가 아니라 저자는 “어디에 돈을 쓰면 돈을 벌 수 있게 하는지를 의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월 수입이 변변찮은지라 강의를 결제해서 보는 데도 솔직히 부담돼서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인프런이었나 사이트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시니어 개발자가 주니어 개발자에게 하는 조언이 있었다. 그곳에서 뭔가 훅 찔리는 느낌이 든 내용이 있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렸을 때 돈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맛있는 거, 재밌는 거, 책 읽는 거에 돈 안쓰고 악착같이 했던 게 후회된다.” 와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그 문장을 보고 보려는 강의를 바로 결제했다.
지금은 -n만원이라도 나중에는 그 n만원으로 +(n+α)만원을 벌게 해 줄 무언가라면, 거기에는 돈을 써야 한다.

도구에 돈을 쓴다… 개인적으로는 IntelliJ IDEA Ultimate 버전을 쓰고 싶은데 요즘은 다들 구독 시스템으로 가는 거 같다. 1년에 약 18만원($149.00)이면은 연회비 낸다 생각할까. 막말로 Community 버전 쓰면 스프링 프로젝트 만들 때마다 spring initializr 홈페이지를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귀찮고 시간도 든다).

건강에 돈을 쓴다. 이건 착실히 잘 하고 있다. 덤벨로 어깨, 등, 가슴, 하체 나눠서 운동하는데 손이 쓸리니까 씻을 때마다 쓰려서 장갑을 샀다. 땀 나서 미끄러지니까 매트도 샀고. 나중에 코로나도 풀리고 회사도 가까운 곳으로 다녀서 돈 좀 벌고 하면, 헬스장 끊어서 바벨이랑 머신으로도 운동하고 싶다(3대 200 하고 싶다).
내가 한 번은 화장실에서 넘어졌다가 무릎에 염증이 생겨서 근 3달 간 물리치료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동안 운동을 마음껏 못하니까 정신적으로 많이 우울해졌었다. 운동하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좋으니 득근하자.

Q. 성공 못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밸런스 감각이 좋지 않은 사람입니다!

저자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이외에 모두가 좋아하는 것도 동시에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적용할거면 혼자 일해야지, 왜 같이 일하는 걸까? 웹사이트를 만들 때에도 내 기준도 어느 정도는 적용하되, 대중은 보편적으로 어떤 걸 선호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고집은 부리지 말고 줏대는 있어야 한다.

Chapter 4. 그래도 잘 못 그리겠어요

Chapter 4는 그림 스킬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아서, 개발적인 측면으로 대입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 편하게 읽었다.

Q. 연습해도 그림 실력이 늘지 않아요

센스를 키우는 방법을 모르니까요!

이 파트에서 다른 부분보다 눈에 띈 문장은 “분명 태어나면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극히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을 생각한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지는 않으므로 여기서는 무시하겠습니다.”이다. 이 마인드를 염두하고 보자.

저자는 “센스는 몇 살 부터라도 키울 수 있습니다. 즉 몇 살부터라도 그림 실력이 늘 수 있다는 말입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어떻게 센스를 키우라는 걸까?

저자는 센스 = 목적 × 행동 × 정밀도라고 정의했다. 목적, 행동, 정밀도는 아래와 같다.

  • 목적
    • ‘지금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지’를 정한다
    •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행동
    • ‘목적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도록’ 의식하여, 목적과 관계없는 행동은 가능한 한 제쳐두고, 일정 기간 내내 우선시해야 할 행동을 취한다
  • 정밀도
    • 왜 성공했는가, 왜 실패했는가를 생각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정밀도를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한다

위의 목적, 행동, 정밀도를 내 경우에 대입해 보도록 하겠다.

내 목적은 ‘친절한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친절한 개발자는 단순히 성격이 친절한 게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을 생각할 줄 알면서 개발자들의 입장 또한 함께 생각하며 배려하는 개발자이다. 그래야 사용자는 내가 만든 프로그램 내지는 사이트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개발자들은 내가 짠 소스를 쉽게 이해하고 나아가 확장할 여지를 줄 것이다.

목적을 정했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하고, 그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 큰 줄기로는 다음과 같이 세웠다.

  •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르기
    • 42서울 참가
  • 개발 능력 기르기
    • web 공부
    • spring 공부
    •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에 우대받는 기술 배우기
      • Kubernetes
      • Docker
      • Mongo DB
      • 대용량 트래픽 처리

이 계획은 다 확정된 건 아니고 당연히 차후 변동사항이 생길 수 있다.

행동이 끝나면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왜 성공했는지, 왜 실패했는지를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 이에 나는 행동에 기술한 내용들을 블로그에 포스팅 할 예정이다. 지금 올리고 있는 건 ‘web 공부’고, 그 다음으로 올릴 건 ‘42서울 참가’가 될 것 같다.

Chapter 5.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Q. 의욕이 생기지 않아요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돈에 대해서는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을 잘 적용하지만, 감정에 대해서는 잘 적용하지 않는 것 같다. 감정도 돈처럼 쌓이고 쌓이다보면 큰 감정이 된다. 의욕도 마찬가지로 ‘작은 성공 모아 의욕’이 된다. 저자는 달력에 일정을 적으면서 ‘내가 이룬 일’을 기록하는 성공 노트처럼 사용하라고 한다. 이거는 취향따라 갈릴 것 같은데, 나는 ‘내가 이룬 일’에 대해 블로그에 기록하는 형식이라, 나중에 심심할 때 이런저런 포스트 읽어보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편이다.

“아이, 아니에요”가 입버릇이다

엄청 찔린다. 이건 앞에서도 말한 거지만 나는 칭찬을 받는 것에 대해 상당히 어색한 편이다. 특히 저자의 말 중 “여러분을 칭찬해 준 사람은 여러분의 작품에 감동해서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것을 “아이 아니에요”라고 받아넘기는 것은 실례입니다.”가 등을 한 대 친 것 같았다. 앞으로는 칭찬을 받으면 “아니에요”하고 넘기지 말고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거기서 더 나아가서 상대방에게도 맞칭찬하면 더 좋고.

Chapter 6. 창작에서 알아둘 점

Q.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어요

운동을 해보세요

저자는 사람에게 ‘토대 만들기’는 ‘식사’와 ‘휴식’, 그리고 ‘운동’이라고 한다.
내가 사람에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면권, 식사권, 배변권(다른 단어를 못 떠올리겠다)이다. 내가 만약 회사를 고르는 데 저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보장이 안 되면 그 회사는 가지 않을 것이다. 밥을 먹어야 뇌가 돌아가고 잠을 자야 뇌가 돌아가고 화장실을 자유롭게 가야 편안할 것이지 않은가.
게다가 이건 내가 운동을 하다가 쉬면서 느낀 건데, 운동을 안 하니까 조금 우울해지는 것도 있었다. 계속 의자에만 앉아있으면 햄스트링이 퇴화되니, 지금 포스트 읽는 중이면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서 스쿼트 30회 하고 앉자.

저자가 말하는 세 가지 큰 불행의 단계가

  1. 뿌리를 받쳐줄 수 없다 - 운동, 식사, 휴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서서히 체력과 자신감이 떨어져 나가면서, 마음이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2. 줄기가 굵어지지 않는다 - 의욕이 생기지 않으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없고 제대로 인풋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표현력이라는 줄기가 말라 버립니다.
  3.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 표현력이라는 줄기가 가늘어지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작품은 기본적으로 인풋을 바탕으로 해야만 태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무는 말라 죽고 맙니다.

인데, 나는 이걸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뿌리를 견고하게 내리자.

Q. 주변에서 반대하면 어떡하죠?

반대 의견으로부터 도망가세요!

저자가 쓴 “다시 말하자면, 그 사람에게 공포심을 줄 정도로 여러분이 성장했다거나 새로운 도전을 해내는 중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가 위안이 됐다.
저 문장에 따르면 나는 퇴사 후 대외활동이라는 도전을 하는 것이고, 퇴사를 결정할 정도로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도전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는 뜻이다.

부정적인 조언을 하는 사람은 될 수 있는 대로 멀리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자. 단, 비판은 부정적인 조언이 아니다.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미래의 여러분을 모른다

일단 해 봐야 아는 거다.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경험자가 아니다.

아마 내가 걱정되는 마음에 저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사람에 대해 “그 사람은 여러분이 잘 모르는 길로 가려는 사실이 불안한 겁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렇지만 마음을 독하게 먹고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조언을 해준 그 사람은 여러분이 목표로 하는 길의 전문가입니까? 아마 아니지 않나요?”라고 한다.

난 어렸을 때부터 나를 믿고 내가 하는 행동에 확신을 갖는다. 내가 지닌 미래의 가능성, 앞으로 꽃피울 재능을 소중히 여기자. 나는 그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이상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책을 읽은 후

정리하고 나니까 포스트의 양이 생각보다 상당하다. 그만큼 내가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책의 분량은 약 220페이지 정도인데, 읽는 데 1시간 40분 정도 걸린 거 같다. 9시에 출근해서 10시 40분 정도에 읽었으니(퇴사일 하루 전이라 인수인계도 거의 끝나서 할 게 없다).

글과 삽화의 배치도 캐주얼해서 그렇게 묵직하게 읽히지는 않았고 와닿는 말이 되게 많았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충분히 읽을 법한 책이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생각을 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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