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대화
이 포스트는 마셜 B. 로젠버그, ⌜비폭력대화⌟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왜 이 책을 읽었는가?
나는 사람이 감정이 있는 한, 살아가면서 누구나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갈등을 어떻게 미연에 방지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조금 더 집중하는 편이다.
이에 예전에 멘토님께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추천받았던 책이 이 ‘비폭력대화’다.
비폭력대화
연민의 언어
비폭력은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럽게 본성인 연민으로 돌아간 상태로,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줄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주는 소통 방법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NVC를 익히면 자신이 무엇을 관찰하고 느끼고 원하는가를 의식하여, 이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명확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존중과 공감으로 귀 기울여 듣고,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됨을 말한다.
즉, NVC는 우리의 본성인 연민이 우러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를 맺고,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핵심
NVC 모델에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실제로 일어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행동을 보았을 때 어떻게 느끼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내가 인지한 느낌이 내면의 어떤 욕구와 연결되는지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부탁을 하는 것이다.
물론 말할 때가 아닌 들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 네 가지 요소에 공감하며 듣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한 예시는 아래의 적용 부분에 적었다.
상황 별 NVC
갈등을 중재하든, 듣기를 하든 근본적인 NVC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세세하게는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정리해두었다.
부탁하기
- 원하는 것을 명확하고, 긍정적이며, 구체적인 행동 언어로 부탁한다.
- 말하는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표현하지 않는 부탁은 명령처럼 들릴 수 있다.
- ex) “머리 좀 자르지 그러니?” vs “네 머리가 너무 길어서 혹시나 앞이 안 보일까 봐 걱정된다. 특히 자전거를 탈 때 말이야. 머리를 좀 자르는 게 어떻겠니?”
- 부탁에 응하지 않았을 때 부탁한 사람이 비판이나 비난을 하면 강요다.
- 말한 사람이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부탁이다.
공감으로 듣기
- 상대방이 하는 말에 관심을 집중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고 이해 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줘라.
- 안심시켜주는 말이나 조언을 하기 전에 상대방이 그것을 원하는지 물어봐라.
- 다른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 우리는 이들이 무엇을 관찰하고, 느끼고, 필요로 하고, 부탁하는가에만 귀를 기울인다.
- 방어적이 되거나 공감하기 어려울 때에는 멈추고 심호흡하고 자기 공감을 하거나, 비폭력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잠시 그 자리를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해야만 한다’를 ‘선택한다’로 바꾸기
- 지겹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해야만 한다고 말하면서 하고 있는 일들을 적는다.
ex) 나는 운동을 해야 한다. - 꼭 해야만 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하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 일들을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한다. 목록의 각 항목을 ‘나는 …을 하기로 선택한다.’로 바꾼다.
ex) 나는 운동을 하기로 선택한다. - 그 행동을 한 자신의 동기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항목을 ‘나는 …을 원하기 때문에 …을 하기로 선택한다.’
ex) 나는 건강하게 살고 싶기 때문에 운동을 하기로 선택한다.
갈등 해결
- 갈등을 겪는 사람들 사이에 연결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 한쪽 편에 공감을 표현할 때, 다른 한쪽이 중재자가 편애한다며 중재자를 비난한다면, 공감을 하고 나서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할 기회가 있고 다음 차례가 그들이라는 것을 일러 준다(응급처치 공감).
- 한 사람 말이 끝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뛰어들어 격앙되면, 중재자는 중간에 끼어들어 응급처치 공감을 한다.
갈등 해결의 단계
- 우리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 상대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고 있든, 그들의 진정한 욕구를 찾는다.
- 우리가 상대의 욕구를 정확하게 찾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그들이 하는 말 뒤에 있는 욕구를 찾는다.
- 쌍방이 서로의 욕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감을 한다.
- 그 상황에서 양쪽의 욕구가 분명해지면, 그것을 긍정적인 행동언어로 정리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한다.
감사하는 말하기
- 어떤 보답을 원해서가 아니라 함께 기뻐하기 위해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다.
- “감사합니다.”를 NVC로 표현하는 방법: “당신이 …했을 때, 나는 …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 …한 욕구가 충족되었습니다.”
- 거짓 겸손이나 우월감 없이 감사를 받아들인다.
적용
오늘 아침 나는 독립문에서 출발하는 지하철 첫차를 타려 새벽 5시에 집을 나왔다. 원래라면 시간표 상 5시 10분에 버스 첫차를 타고 25분에 독립문에 도착해야 했다. 하지만 버스는 그보다 5분이 늦은 5시 15분에 정류장에 도착했고, 나는 결국 독립문 첫차를 놓쳤다.
난 첫차의 도착 시간이 시간표와 어긋난 것에 대해 화가 났다. 그리고 속으로 “새벽이라 밀릴 차도 없는데 왜이렇게 늦게 오나. 또 서서 가겠네.” 하며 짜증을 냈다.
이때 난 문득 비폭력대화의 내용이 기억났다. 내가 원하는 것, 욕구를 연결시켜서 생각을 조금 바꿨다.
“나는 첫차를 타서 편하고 쾌적하게 가고 싶었는데(욕구), 버스가 5분 늦게 와서 독립문발 첫차를 놓쳤다(관찰). 그래서 짜증이 난다(느낌). 첫차 정도는 1-2분의 오차는 두더라도 시간표를 지켜서 운행했으면 좋겠다(부탁).”
이렇게 생각을 하니 신기하게도 내가 나를 다독이는 느낌이 들면서 짜증이 금방 가라앉았다.
여담
이 책에는 NVC의 예시를 나열한 연습 문제가 있다. 재밌는 점이 이 책에서는 가치 판단보다는 관찰을 권하는데, 만약 문제가 “다음 중 느낌을 표현한 문장을 고르시오”라는 내용이라면 해설에 “이 문항을 골랐다면 당신과 나의 의견은 일치하지 않는다.” 또는 “당신과 나의 의견은 일치한다.”라고 한다.
이 문장을 눈치챘는지 모르겠는데, “이 문항을 골랐다면 틀렸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틀렸다는 말은 관찰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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